투자 이야기

커버드콜 ETF에 관하여 (JEPI, QYLD, XYLD, BST, DIVO 등)

Tmic 2023. 2. 19. 11:48
728x90
반응형

※ 누군가는 10억이라는 돈으로 100억을 만들기 위한 투자를 하겠지만, 또 다른 이는 같은 10억으로 연 1억원의 배당(분배)금을 받기를 원한다. 투자에 정답은 없다. 각자의 성향과 투자방식, 처한 환경에 따른 다름(difference)이 존재할 뿐이다.

 

1. 들어가며

 

최근 커버드콜 전략을 기반으로 하는 미국 ETF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JEPI를 비롯한 커버드콜 기반의 상품들은 적게는 연 5%에서 많게는 연 10%가 넘는 분배금을 지급하기에 노장년층 뿐만 아니라 조기은퇴, 파이어족을 꿈꾸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커버드콜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에 대한 인식은 2가지로 극명하게 나뉜다.

①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매월 투자금 대비 높은 현금흐름, 배당 재투자로 인한 복리효과 등을 강조한다. 반면 이를 ②부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들은 ROC(기초 자산을 처분하여 분배금을 지급하는 행위) 등으로 인한 자산가치의 감소 및 주가의 우하향 문제를 강하게 비판한다.

 

두 견해 모두 틀리지 않다. 가치관과 투자방식에 따른 다름(difference)이 존재할 뿐이다. 시세차익을 바라고 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커버드콜 상품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반면 매월 일정한 현금흐름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투자가치가 충분하다. 그렇기에 커버드콜 상품의 거래대금은 꾸준히 높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출시된지 몇 년 안된 JEPI의 경우 미국주식 거래대금 상위권에 랭크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것이다. 다만, 커버드콜 상품이 고배당을 지급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이므로, 커버드콜 ETF 매수는 매우 신중해야 하며, 해당 상품의 운용사 및 운용방식, 커버드콜 전략이 차지하는 비중, 배당중단 이력이 있는지 여부 등을 사전에 치밀하게 알아보아야 한다.

 

2. 커버드콜의 작동원리와 특징

 

커버드콜이란, 보유 자산을 기반으로 콜옵션을 행사하여 프리미엄 상당의 이득을 취하는 전략을 말한다.

쉽게 예를 들면, 판매자가 애플 주식 1주를 $100에 매수하였다고 가정하자. 판매자는 위 애플 주식을 보유한 상태에서 '일정기간 동안 애플 주식 1주를 $100에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프리엄을 붙여 판매할 수 있는데 이를 콜옵션이라고 한다. 구매자는 향후 애플 주식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콜옵션을 매수하는 것이다. 이 경우, 프리미엄을 3%로 설정하였다면, 판매자는 애플주식 1주를 자신이 매수하였던 $100에 판매하면서 $3의 프리미엄 수익을 취득하는 것이다.

 

콜옵션 구매자는 콜옵션을 매수하였다고 하더라도 옵션을 반드시 행사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며, 향후 주가의 향방에 따라 옵션 행사를 포기할 수도 있다. 다만, 프리미엄을 선지급하는 구조이므로 옵션을 행사하지 않으면, 프리미엄 상당의 손해는 감수하여야 한다. 반대로, 향후 애플주가가 $120, $130, $150 등 크게 상승한다면, 당연히 옵션을 행사할 것이고, 이 경우 애플주식을 $100에 매수할 수 있으므로 상당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는 것이다. 즉, 콜옵션은 프리미엄을 지급하고 주가 상승에 배팅하는 전략이다.

 

현실에 대입해 보자. 누군가 위와 같이 $100하는 애플 주식을 콜옵션 3%를 붙여 $103에 판매하였다고 가정해보자.

 

향후 애플 주가가 $103 이상으로 상승한 경우, 구매자는 당연히 콜옵션을 행사할 것이다. 그럼 판매자는 애플주식 1주를 $100에 판매하고, $3의 프리미엄 수익을 거두어 총 자산은 $103이 되는 것이다. 주식이 10%, 20%, 30%가 올랐다고 하더라도 오직 3%의 수익만 올리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커버드콜의 특징인, - ‘①상방이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향후 애플 주가가 $100에서 횡보하는 경우, 콜옵션 매수자는 옵션을 행사하더라도 이득을 보지 못하므로 옵션 행사를 포기한다. 그러면 판매자는 $100의 애플주식 1주는 그대로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프리미엄 $3 수익을 취득하였으므로 자산가치가 $103로 상승한다. (만일, 구매자가 옵션을 행사한다고 하더라도 판매자는 3%의 프리미엄 수익을 얻게 되므로 이득을 보는 구조임) 이 경우, 애플 주가는 그대로임에도, 콜옵션 판매자는 3% 이득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커버드콜의 특징인, -  ‘②횡보기간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향후 애플 주가가 $100 미만으로 하락하는 경우, 구매자는 옵션을 행사하는 순간 큰 손해를 입게되는 구조이므로 당연히 옵션을 행사하지 않게 되고, 판매자는 비록 자신이 보유한 애플주가가 하락하여 자산가치가 감소하더라도, 3%의 프리미엄을 지급받았으므로, 3%만큼 손해를 덜 입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커버드콜의 특징인, - ‘③하락장에서 덜 하락한다는 것이다.

 

3. 커버드콜의 단점 - 투자시 유의점

 

일견, 위에서 살펴본 특징들만 보면, 커버드콜은 매우 좋은 상품으로만 보인다. 횡보장에 유리하고, 하락장에서 덜 떨어지며, 상승장에서도 프리미엄에 상응하는 이득을 얻는 구조이니 말이다. 거기에 매월 지급되는 높은 분배금까지 생각하면 당장이라도 투자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 이유는 바로 자본주의와 주식시장은 우상향 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시장지수는 꾸준히 상승하는데 커버드콜 상품은 상방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프리미엄 수익에 그치는 것이다.(이러한 경우, 대다수의 커버드콜 투자자들은 강한 포모현상을 느끼지만, 높은 분배금에 스스로를 위안한다)

 

높은 분배금이 있기에 덜 오르는 것은 상관없다고 말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여기서 커버드콜의 마지막 특징이자 치명적인 단점이 등장한다. 바로 ‘주가의 우하향이다. 그리고 그 원리는 다음과 같다.

 

코로나와 같은 큰 폭의 하락장에서 커버드콜 상품은 다른 주식보다 덜 하락한다.(커버드콜의 ③번 특징) 그러나 주식시장은 다시 반등하고 무서운 상승기세로 예전의 전고점을 회복한다. 그러나, 커버드콜은 반등장에서 프리미엄 수익으로 상방이 제한되므로(커버드콜의 ①번 특징)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한다. 만일, 커버드콜이 전고점을 회복할 정도로 시장이 상승한다면, 이미 다른 주식들은 화성에 가있을지도 모르고, 만일, 전고점 회복 이전에 새로운 하락장이 찾아오면 전고점 회복은 더욱 요원해진다.

더 끔찍한 것은, 하락장에서 콜옵션이 판매되지 않는 경우이다. 이 경우, 프리미엄 수익조차 거두지 못하였으므로, 하락장에서는 다른 주식과 동일하게 하락하고, 상승장에서는 상방이 제한되는 지옥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커버드콜 상품은 콜옵션 판매여부와 관계없이 분배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하락장임에도 기초 자산을 처분하여 자산이 감소하게 되는 것이다.(ROC) 따라서, 커버드콜 상품을 매수할 때에는 운용사와 운용전략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같은 커버드콜 기반의 상품이라고 하더라도 운용사에 따라 수익율은 달라진다.

 

4.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버드콜 상품은 일부 투자자들에게는 충분한 투자가치가 있다. 커버드콜 ETF의 거래가 끊이지 않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 기인한다. 커버드콜 상품의 투자가치는 바로 매월 지급되는 높은 분배금(현금흐름)에 있. 애초부터 시세차익을 바라고 커버드콜 ETF를 매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든 투자자가 시세 차익만 바라보고 투자를 하는 것은 아니다. 배당금으로 노후를 대비하고 그 돈으로 생활하는 사람도 있다. 부동산에 비유하면, 강남 아파트, 토지 등 시세차익형 투자자도 있지만, 매월 현금흐름을 위한 오피스텔 투자자도 있듯이 말이다.

 

또한, 최근에는 커버드콜의 근본적인 문제(주가의 우하향)를 보완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진화된 ETF가 많이 출시되고 있다. 100% 커버드콜 전략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 내 일정 비율 내에서만 커버드콜 전략을 구사하여 분배금을 지급하고 나머지 자산은 특정 지수를 추종하거나 자산배분 전략을 추구하기도 한다. 최근 인기있는 JEPI의 경우에도 커버드콜 뿐만 아니라 주식 뿐만 아니라 채권도 보유하는 등 다양한 전략을 통하여 수익을 창출한다. 또한, 아직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아 단언하기는 이르지만 최근 하락장에서 훌륭한 방어력을 보여준바 있고, 분배금 수익까지 감안하면 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애초에 매월 지급받는 분배금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기에 하락장에서의 방어력과 적당한 수익률만 안겨준다면 투자자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다음으로, 닷컴버블이나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초대형 하락장이 닥쳤을 때, 커버드콜 투자자들은 분배금을 받으며 힘든 시기를 버텨낼 수 있다. 간혹, 커버드콜에 투자하느니 SPYQQQ에 투자하여 노후에 필요한 생활비 만큼 주식을 매도하면 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과연 주식시장이 50%이상 하락한 경우에도 주식을 처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그 하락장이 장기간에 걸쳐 지속된다면 어떨까. 즉 매월 일정한 현금흐름이 가져다주는 안정감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늘 강조하지만 인생은 계획한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나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느날 갑자기 일을 그만두게 될지도 모른다.

 

5. 마치며

 

커버드콜에 대한 논쟁은 이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래된 떡밥이다. 투자에 정답은 없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각자의 가치관과 성향, 투자방식, 처한 상황에 따른 다름이 존재할 뿐이다. 누군가는 10억이라는 돈으로 100억을 만들기 위한 투자를 하겠지만, 또 다른 이는 같은 10억으로 연 1억원의 배당(분배)금을 받기를 원한다. 

 

선택과 판단은 오로지 투자자 본인의 몫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