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물주 위에 건물주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있다. 누가 처음 사용하였는지 모르지만, 자본주의의 본질을 정확하게 관통하는 표현이다. 자본이 최고의 가치를 지니고, 생산수단 및 거대 자본을 지닌 사람들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 위에 군림하거나 지배하는 사회구조이니 말이다.
그러면, 우리가 바라는 건물주에 대하여 생각해보자. 건물주는 크게 3가지 정도의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① 수백, 수천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여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가능한 건물주 (이분들이야말로 진정으로 조물주 위에 계신 분들이다)
② 수십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보유하여 일하지 않고도 먹고 사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지만, 어느정도는 절제하며 살아가야 하는 건물주
③ 대출, 영끌로 건물을 매수하여 매월 일정한 임대수익을 창출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노동을 해야하거나 임대수익 만으로는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지 못한 건물주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실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궁극적으로 이르고자 하는 건물주는 ②번 유형이라고 하겠다. 일하지 않고도 현재 누리고 있는 삶의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건물주 말이다. 물론, ①번 유형의 건물주가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 가능성이 낮고, ①번은 일단 ②번의 경지에 이른 후에 생각해도 늦지 않는다.
2. 조물주 위에 건물주만 있을까? - NO!!! 배당주主도 있다.
우리가 목표하는 건물주는 '일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 건물주'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핵심은 '건물주'가 아니다. '일하지 않고도 먹고 살 수 있는'에 방점이 찍히는 것이다. 즉, 일하지 않고도 현재 수준의 삶을 누릴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있다면 굳이 건물주가 아니어도 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방법이 있다면 굳이 건물을 관리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건물주가 아니어도 경제적 자유에 이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있다. 미국 배당주主가 되는 것이다.
동일한 자본을 투입한다는 전제 하에 미국 우량 배당주主가 되면 건물주와 같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주기적인 건물 노후관리, 임대차 계약, 임차인들로부터 받는 스트레스, 수선 및 리모델링, 공실리스크 등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건물과 마찬가지로 미국 배당주라고 해서 모두가 우량한 것은 아니기에 우리가 부동산 임장을 다니듯 우량주를 선별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일반 사람들이 개별 기업에 대한 올바른 분석이나 미래 성장성을 예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우량한 건물을 분석하여 매수하는 것 역시 매우 어렵다) 이미 장기간에 걸쳐 입증된 배당성장형 ETF, 고배당 ETF를 적절히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한 선택지라고 하겠다.
3. 건물주 VS 배당주主 (배당주主를 선호하는 이유)
건물주나 배당주主나 자신의 성향과 스타일에 맞게 투자하면 된다. 다만, 건물주는 항상 옳고 배당주主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은 잘못된 편견이라는 점을 일러두고 싶다.
건물주의 경우, 입지가 좋고 유동인구도 많으면서 가격도 적당한 건물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일반 사람들은 위와 같은 건물을 발굴하기도 어렵거니와 설령, 발견한다고 하더라도 이를 매수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해 선점되었거나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이다.(우량 건물은 거의 대부분 내부자들에 의해 거래되지 일반 매물로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결국, 우량한 건물을 비싸게 사거나 우량하지 못한 건물을 매수하는 우를 범하기 쉬워진다. 그러나 배당주는 그렇지 않다. 누구라도, 언제든 우량주의 주인이 될 수 있다. 또한, 경기침체 등으로 내가 바라는 저렴한 가격까지 떨어지더라도 다른 사람들과 주인이 되기 위해 경쟁하지 않는다. 배당주는 언제라도 매수가 가능하다.
건물주가 되면 신경써야 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매년 임대차 계약도 갱신해야 하고, 공실이 발생하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해야 한다. 건물 관리에 끊임없이 신경써야 하며, 노후화된 건물은 리모델링도 필요하다. 세금문제도 복잡하다. 거기에, 예상치 못한 공실이 장기화 되는 경우에는 상당한 금융손실도 감수해야한다. 이에 비해 배당주主는 매수와 환전!! 그 이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 도리어 무엇을 하려고 하면 안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시세를 자주 본다거나 비이성적인 매도 행위 등) 배당성장 ETF의 경우 ETF에 포함된 기업 중 일부가 잘못되더라도 ETF 내 개별 기업 비중은 미미하기에 별다른 타격을 입지 않는다. 또한, 그러한 기업이 발생하는 순간 나를 대신하여 세계 최고 금융전문가들이 리벨런싱을 해준다. 못하는 기업은 내쫓고 잘하는 기업을 편입시켜 준다. (건물은 건물 자체에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하거나 정책변화로 입지가 안좋아지면 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어렵다)
배당주 비관론자들은 건물은 매년 임대료가 인상되어 인플레이션을 상쇄할 수 있고,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시세 차익도 크게 누릴 수 있는데, 그에 비하여 배당주는 주가 차익도 기대하기 어렵고, 배당삭감 리스크가 존재하여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편견이며, 우량한 배당주主가 된다는 전제 하에 배당주도 건물 못지 않은 배당상승과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
대표적인 미국 배당성장 ETF인 SCHD를 살펴보자. SCHD의 지난 10년간 연평균 배당성장율은 약 12.1%로 이는 9년 동안 총 2.8배가 증가한 수치이다.(참고로 SCHD의 현재 배당률은 약 3.5% 수준이다) 또한, 주가 수익률은 2011년 상장 이후 약 2.7배가 올랐고, 이는 연평균 9.61% 수준이다. 건물주와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레버리지를 사용하여 건물을 매수하는 경우, 시세차익 측면에서 훨씬 큰 이득을 볼 수도 있으나, 이는 반대로 레버리지에 대한 리스크도 존재함을 말해준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량 건물주나 배당주主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팔지 않는다는 점이다. 전 농구선수이자 현 예능인 서장훈이 양재동 건물(20년 이상 보유 중)을 팔았다거나 매물로 나왔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오히려 다른 건물들을 추가로 매수하고 있다) 워런버핏이 코카콜라 지분을 팔았다거나 그러한 계획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즉,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소유하게 되었다면, 거위의 수를 늘리며 매년 늘어가는 황금알을 향유하면 되는 것이다. 황금알을 낳고 있는데 굳이 팔 이유가 없다.
4. 마치며
이처럼 미국 우량 배당주主는 건물주와 견주어 부족함이 없다. 부동산의 경우,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큰 시세차익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그러한 물건을 소유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고, 일시에 전 재산을 투자해야하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며 신경쓸 일도 많아진다. 반면, 주식의 경우, 소액으로 장기적으로 꾸준히 매수할 수 있고, 건물주와 달리 주식 매수 이후에는 아무런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건물주가 되었건 배당주主가 되었건 자신의 성향에 따라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이다. 무엇이 되었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찾아 매수하였다면, 이를 장기간 보유하여 경제적 자유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오늘도 나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현업에 전념할 것이다. 그리고 정해진 날, 정해진 시간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수를 꾸준히 늘려갈 것이다.
'투자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범한 40대 가장의 미국 주식 투자기 Ⅱ(feat. 시행착오 2) (1) | 2023.01.08 |
---|---|
평범한 40대 가장의 미국 주식 투자기 Ⅰ(feat. 미국 주식 입문) (1) | 2022.11.13 |
연금저축 포트폴리오 (feat. 연금저축에 투자하는 이유) (0) | 2022.10.10 |
비트코인(BTC)에 대한 생각 (feat.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이유) (2) | 2022.10.09 |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 (2022년 10월 기준) (0) | 2022.10.02 |